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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 오후 하늘이 유난히도 푸른 날이었습니다. 산책을 나온 나는 공터에서 열 살 남짓한 남자아이와 한 여인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조잡한 새총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유리병 맞추는 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채 1미터도 쏘지 못했고 때로는 높게 때로는 낮게 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새총을 못 쏘는 아이는 처음 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 옆에는 어머니로 보이는 듯 한 여인이 수북하게 쌓인 돌조각들 하나하나 집어 소년에게 건네고 있었습니다. 보다 못한 나는 소년의 어머니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제가 새총 쏘는 법을 가르쳐 볼까요?" 소년은 멈칫했으나 여전히 유리병 방향을 보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웃으며 "아니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잠시 후 소년을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우리 애는 앞이 안 보이거든요." 나는 당황했습니다. "아하, 죄송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출처 |